2011.6.27 Mon
이런 기억이 있다. 어렸을적 나는 양평에 있는 친할머니 댁에 가는것을
매우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기억이 나는 것은 할머니 댁에서
놀았던 것이 기억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 후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겪었던 일이다.
돌아오는 길에 느꼈던 감정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매우 허무함'이었다.
글쎄, 왜 그러한 감정을 느꼈는지는 나도 잘 설명하지 못할 것 같다.
그냥 그러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을 뿐이다.
모든 것에 대한 허무감이랄까. 그냥 내 직감으로만 따지면 그런 느낌이
들었다. 오래전 일이라 어떤 느낌이었는지는 자세하게 묘사를 못하겠는데
여튼 의욕이 사라지고 이제 모든 것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서 톱니바퀴처럼
돌아갈 것이란 느낌이랄까. 그런 이유로 보통 돌아오는 길이면 축쳐졌다.
왜 갑자기 지금 이 기억이 날까. 내 상태가 지금 그와 같다는 것일까.
지난 금요일에 휴가를 내고 주말을 거쳐 오늘 일자리에 와보니, 다행히(?)
할 일이 없었다. 학생검진은 이런점이 좋은것 같다. 바쁠때는 바쁘지만
할 일이 없을때는 저엉말 한가하다. 오늘 참 날을 잘 잡은것 같다.
책을 안갖고 온것이 후회가 된다. 오늘같은날이 책보기 정말 좋은 날인데.
오전에도 딱히 알일이 없어서 인터넷 돌아다니면 대충 눈팅만 하고 있었다.
공부를 좀 해야 할텐데, 맨날 말만 이런다 -_-
할 거 없으니 일기라도 쓰면서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어제같이
바쁘고 즐겁게 잘 놀고 난후 나는 내가 어렸을때 할머니 댁에서 돌아오면서 느끼던
감정과 똑같은 그것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밖에는 부슬부슬 비까지 내리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뭐 어쨋든 간에 글로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대략 정리해 보면서
스스로를 다스리는 시간을 좀 가져보려고 한다.
이번 주말은 그 어느때보다 바빳던 주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준우의 말년휴가를
기념하여 모인 자리, 교회에 갔던일, 클레오의 생일, 그리고 뒤이은 명동 산책,
위드피아노 모임까지. 꽤 많은 것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잘 놀고 온 결과가
지금은 기분이 좀 꿀꿀하다는 아이러니칼 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유는 내가
어렸을때 할머니 댁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겪었던 딜레마와 동일한 상황이라고
보면 될것 같다. 이놈은 언제까지 나를 괴롭힐지 나도 예측할 수가 없다. 좀 사라져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내가 어렸을때 마저도 어렴풋이 느끼던 것이라면 그것은
희망사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줄거리를 자세하게 쓰진 않겠다. 예전에 썼듯이 일기는 줄거리를 많이 쓰라고 있는
존재가 아니다.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을 쓰라고 있는 것이지.
글쎄 뭐랄까. 내가 지금 이러고 있는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회의감이 든다는 것이다. 나는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제는 매우 괜찮아졌고,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친해질 수 잇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번 주말에 내가 스스로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은 '전혀'였다.
난 아직도 새롭고 낯선 사람을 보면 경계하는 예전의 그 습관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내가 SDA에서는 좀 활발하게 행동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곳에 내가 친한 사람들이 몇명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SDA의
사람들도 가끔은 낯설기는 마찬가지 이나, 콜린형 헬렌 그레이스등
친한 사람들이 있으니 내가 그런 입장을 보일 수 있는 것이지,
만약 내가 혼자였다면 절대로 그런 행동을 보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것에 대한 증거는 이번 주말을 거치면서 여실히 드러났다.
어색함 어색함 어색함, 조용함 조용함 조용함...
난 스스로 변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보인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결국 난 하나도 바뀐게 없다고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왜 나는 사람들에게 더 살갑게 대하지 못하는 것일까. 왜 새로운 사람과
만나면 항상 어색해 하여 친해지기 힘들게 하고 사이가 좁혀지지 않는 것일까.
왜 난 항상 조용한 걸까. 내가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지 못하고
항상 수동적인 태도로 조용히, 누군가가 내게 걸어오는 말에만 대답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하는 것일까.
지나간 나의 행동을 보면 난 스스로 비판을 삼가 하지 않을수 없다.
내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내 스스로하게 요구하는 것일까.
이렇게 실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난 내가 변했다고 생각 한 것인데 결국은...
왜 항상 나는 진지하게만 생각할까. 나는 이것도 스스로 매우 원망스럽다.
요즘에 사람들 만나면서 저 말은 꼭 듣곤 한다. 이성은 인간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존재이고 난 이것을 갖고 있다는 것이 어쩔때는 자랑스러워 질때도 있지만,
실제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선 이성이 '날카로울' 필요 까지는 없다.
적당히 개념만 제대로 잡혀 있다면 욕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고, 유머와
웃음의 지혜를 사용하는 이는 정말 많다. 나도 내가 그렇게 되었으면 한다.
좀 재미있고 말도 잘하고 살갑게 구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데... 현실은 그와
정반대이다. 왜 애초부터 이렇게 생겨먹은 걸까. 내 심증에 의하면 난 어렸을때부터도
매우 진지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왜 유머와 웃음을 가지고 태어나지 못했을까? 종종
심히 원망 스럽다. 그렇다고 바뀔것은 하나도 없지만.
내가 이렇게 스스로를 비판하는 주된 원인은 바로 인간관계이다. 친해지는데 오래걸리고 낯선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경계하며 움츠려드는,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다.
착각도 이런 착각이 없고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 온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동안 좋아 보였던 이유는 그저 SDA에서는 카사형이 있었기 때문이고, 위드피아노
에서는 유경누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 둘이 없었다면 나는 그저 예전과 똑같았으리라. 그 두 사람은 스스로 내가 나를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나를 재미있는 사람으로 평가했다는 것이 나로써는 아직까지 미스테리이다. 뭐 어쨋든 간에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게 아니다. 문제는 앞으로가 어떻게 될것이냐가 중요하다.
내가 나중에도 이렇게 나에게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벌써 카사형과 유경 누나 모두 표면적으로는 나와의 관계는 모두 과거형이
되어버린 사람들이다.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이 더욱 많은데,
그 사람들이 나를 호감있는 사람으로 인식할지는 매우 무리수라는거다.
그들이 없더라도 나는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하고, 내 소망은 그렇게 되리라는 것인데, 회의감이 내속에선
'과연 그럴까?'라고 비웃고 있는듯하다. 정말.. 과연 그럴까.
지금도 못하는데 나중에야 잘하리라는법이 있나몰라. 현재도 곳곳에
문제들이 널려있는 판에....
좀 길게 썼는데 결론을 요약하면 난 아직 인간관계에 있어선 멀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길하게 드는 또하나의 예감은 이것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괜히 인간관계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아닐게다. 어쨋든 고민이 많다. 이런저런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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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7 Mon
이런 기억이 있다. 어렸을적 나는 양평에 있는 친할머니 댁에 가는것을
매우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기억이 나는 것은 할머니 댁에서
놀았던 것이 기억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 후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겪었던 일이다.
돌아오는 길에 느꼈던 감정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매우 허무함'이었다.
글쎄, 왜 그러한 감정을 느꼈는지는 나도 잘 설명하지 못할 것 같다.
그냥 그러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을 뿐이다.
모든 것에 대한 허무감이랄까. 그냥 내 직감으로만 따지면 그런 느낌이
들었다. 오래전 일이라 어떤 느낌이었는지는 자세하게 묘사를 못하겠는데
여튼 의욕이 사라지고 이제 모든 것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서 톱니바퀴처럼
돌아갈 것이란 느낌이랄까. 그런 이유로 보통 돌아오는 길이면 축쳐졌다.
왜 갑자기 지금 이 기억이 날까. 내 상태가 지금 그와 같다는 것일까.
지난 금요일에 휴가를 내고 주말을 거쳐 오늘 일자리에 와보니, 다행히(?)
할 일이 없었다. 학생검진은 이런점이 좋은것 같다. 바쁠때는 바쁘지만
할 일이 없을때는 저엉말 한가하다. 오늘 참 날을 잘 잡은것 같다.
책을 안갖고 온것이 후회가 된다. 오늘같은날이 책보기 정말 좋은 날인데.
오전에도 딱히 알일이 없어서 인터넷 돌아다니면 대충 눈팅만 하고 있었다.
공부를 좀 해야 할텐데, 맨날 말만 이런다 -_-
할 거 없으니 일기라도 쓰면서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어제같이
바쁘고 즐겁게 잘 놀고 난후 나는 내가 어렸을때 할머니 댁에서 돌아오면서 느끼던
감정과 똑같은 그것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밖에는 부슬부슬 비까지 내리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뭐 어쨋든 간에 글로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대략 정리해 보면서
스스로를 다스리는 시간을 좀 가져보려고 한다.
이번 주말은 그 어느때보다 바빳던 주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준우의 말년휴가를
기념하여 모인 자리, 교회에 갔던일, 클레오의 생일, 그리고 뒤이은 명동 산책,
위드피아노 모임까지. 꽤 많은 것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잘 놀고 온 결과가
지금은 기분이 좀 꿀꿀하다는 아이러니칼 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유는 내가
어렸을때 할머니 댁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겪었던 딜레마와 동일한 상황이라고
보면 될것 같다. 이놈은 언제까지 나를 괴롭힐지 나도 예측할 수가 없다. 좀 사라져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내가 어렸을때 마저도 어렴풋이 느끼던 것이라면 그것은
희망사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줄거리를 자세하게 쓰진 않겠다. 예전에 썼듯이 일기는 줄거리를 많이 쓰라고 있는
존재가 아니다.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을 쓰라고 있는 것이지.
글쎄 뭐랄까. 내가 지금 이러고 있는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회의감이 든다는 것이다. 나는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제는 매우 괜찮아졌고,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친해질 수 잇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번 주말에 내가 스스로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은 '전혀'였다.
난 아직도 새롭고 낯선 사람을 보면 경계하는 예전의 그 습관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내가 SDA에서는 좀 활발하게 행동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곳에 내가 친한 사람들이 몇명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SDA의
사람들도 가끔은 낯설기는 마찬가지 이나, 콜린형 헬렌 그레이스등
친한 사람들이 있으니 내가 그런 입장을 보일 수 있는 것이지,
만약 내가 혼자였다면 절대로 그런 행동을 보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것에 대한 증거는 이번 주말을 거치면서 여실히 드러났다.
어색함 어색함 어색함, 조용함 조용함 조용함...
난 스스로 변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보인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결국 난 하나도 바뀐게 없다고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왜 나는 사람들에게 더 살갑게 대하지 못하는 것일까. 왜 새로운 사람과
만나면 항상 어색해 하여 친해지기 힘들게 하고 사이가 좁혀지지 않는 것일까.
왜 난 항상 조용한 걸까. 내가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지 못하고
항상 수동적인 태도로 조용히, 누군가가 내게 걸어오는 말에만 대답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하는 것일까.
지나간 나의 행동을 보면 난 스스로 비판을 삼가 하지 않을수 없다.
내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내 스스로하게 요구하는 것일까.
이렇게 실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난 내가 변했다고 생각 한 것인데 결국은...
왜 항상 나는 진지하게만 생각할까. 나는 이것도 스스로 매우 원망스럽다.
요즘에 사람들 만나면서 저 말은 꼭 듣곤 한다. 이성은 인간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존재이고 난 이것을 갖고 있다는 것이 어쩔때는 자랑스러워 질때도 있지만,
실제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선 이성이 '날카로울' 필요 까지는 없다.
적당히 개념만 제대로 잡혀 있다면 욕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고, 유머와
웃음의 지혜를 사용하는 이는 정말 많다. 나도 내가 그렇게 되었으면 한다.
좀 재미있고 말도 잘하고 살갑게 구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데... 현실은 그와
정반대이다. 왜 애초부터 이렇게 생겨먹은 걸까. 내 심증에 의하면 난 어렸을때부터도
매우 진지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왜 유머와 웃음을 가지고 태어나지 못했을까? 종종
심히 원망 스럽다. 그렇다고 바뀔것은 하나도 없지만.
내가 이렇게 스스로를 비판하는 주된 원인은 바로 인간관계이다. 친해지는데 오래걸리고 낯선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경계하며 움츠려드는,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다.
착각도 이런 착각이 없고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 온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동안 좋아 보였던 이유는 그저 SDA에서는 카사형이 있었기 때문이고, 위드피아노
에서는 유경누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 둘이 없었다면 나는 그저 예전과 똑같았으리라. 그 두 사람은 스스로 내가 나를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나를 재미있는 사람으로 평가했다는 것이 나로써는 아직까지 미스테리이다. 뭐 어쨋든 간에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게 아니다. 문제는 앞으로가 어떻게 될것이냐가 중요하다.
내가 나중에도 이렇게 나에게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벌써 카사형과 유경 누나 모두 표면적으로는 나와의 관계는 모두 과거형이
되어버린 사람들이다.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이 더욱 많은데,
그 사람들이 나를 호감있는 사람으로 인식할지는 매우 무리수라는거다.
그들이 없더라도 나는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하고, 내 소망은 그렇게 되리라는 것인데, 회의감이 내속에선
'과연 그럴까?'라고 비웃고 있는듯하다. 정말.. 과연 그럴까.
지금도 못하는데 나중에야 잘하리라는법이 있나몰라. 현재도 곳곳에
문제들이 널려있는 판에....
좀 길게 썼는데 결론을 요약하면 난 아직 인간관계에 있어선 멀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길하게 드는 또하나의 예감은 이것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괜히 인간관계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아닐게다. 어쨋든 고민이 많다. 이런저런 이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