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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
2011/2/6(일)

오랜만에 쓰는 일기인 만큼 좀 길게쓰기로 작정하고 이 글을 시작해본다. 그동안 계속 키쉬닷컴에 접속했으나 딱히 일기를 쓸 거리가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방치해두었다. 억지로 쓰려고 하면

정말 이상한 글이 나오거든...

일반적으로 내가 일기를 쓴다는 것은 머리속을 맴도는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서 또는

매우 우울할때 나 자산을 달래기 위해서이다. 최근에 일기를 쓰지 않았던 이유는 후자의 상황은

아니고 전자라고 말하기도 좀 그렇다. 써놓고도 말이 좀 이상한것 같기도 한데 여튼 결론은

'나는 요즘에 매우 잘 살고 있어서'라고 결론을 내려야 할것 같다.

 

이 일기장은 누가 뭐래도 나만의 공간이다. 키쉬 닷컴에 내 아이디를 가지고 있는한 이곳은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그런 곳이다. 따라서 여기서 일기를 쓸때는 아무 가식 없이, 그리고 남이 무어라고 비판을 하든 뭐라고 하든 내가 보고 느끼는 그대로를 써 놓으려고 한다.

그런 곳이니 만큼 나는 표현은 안하고 있지만 이 공간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비유를 하자면, 우리가 일상생활을 할때는 타이트한 청바지를 입고 있거나 어떻게 보면 거추장

스러운 양복을 입고 생활하지만 '나만의 공간'이라고 표현되는 침대에서 잘때는 정말 편하게

내복 하나에 팬티 하나 걸치고 자는 것 만큼의 편안한 곳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일기라는 것은 보편적인 생각으로는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본다. 누가 내 일기장을 보면

내 알몸을 보이는 것처럼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기란 내 정신적인 나체를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니깐.

하지만 이곳은 나의 일기장이기도 하지만 '키쉬닷컴'이라는 하나의 커뮤니티이기도 하다. 사람들을 사귀기 위해서는 내가 남을 알기도 해야하지만 남도 나를 알아야 하기에 모든 것을 비공개로 하기엔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내것은 꽁꽁 감춰두고 남의 것만 보려고 하는건 뭔가 좀 아닌것 같잖아? 죄다 비공개면 다른 사람들은 나의 이야기를 어떻게 알까. 모르긴 몰라도 '쟤는 뭔데 남들과 공유하고 싶은것은 하나도 없지? 여기도 하나의 커뮤니티인데?' 라고 생각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처음엔 모든 글들을 비공개로 작성하려고 하였지만 정말 남에게 보여주기 싫은것 몇가지를 빼놓고는 모두 공개하려고 한다.

그렇게 공개적으로 일기를 쓰고 나니 자연스럽게 '조회수'에 눈이 갔다. '아 내 일기를 다른 사람들이 이만큼 읽어주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도록. 그렇다. 사실 난 조회수를 항상 체크 한다.

여기에서 만큼은 한꼽 만치라도 남들의 눈치를 안보려고 했지만 '최소한'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조회수를 보면서 이런생각이 들었다. '과연 어떤 사람들이 내 일기를 볼까?' 툭까놓고 말하면 이 키쉬닷컴이라는 커뮤니티는 정말 Small하고 Compact한 커뮤니티이다. 출석체크하는 것을 보면 맨날 보이는 사람들만 보이는게 현실이다. 눈에 띄게 활동하고 공개적으로 일기를 많이 작성하는 사람들, 손가락으로 세어진다. 그럼 그 사람들이 내 일기를

다 볼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글을 그다지 잘쓰는 편이 아닌데... 난 그저 내 일상생활을 하면서 느낀점을 그냥 써 내려갈 뿐이다. 내 글이 무지하게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만큼 이 키쉬닷컴에 있는 사람들이 내 글을 그렇게 자주 볼까? 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또한, 현재 나에게 등록된 친구가 딱 6명인데 그중에 그나마 활동을 보이는 사람들은 이제 3명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그 3 사람들이 내 일기를 자주 보곤 했더라도 이 조회수를 설명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과연 누가 내 일기를 보는걸까? 나는 그게 궁금하다.

결론은 그냥 이건데, 빙빙 돌려서 길~게 써버렸당. 아 별거 아닌데-_-;;

그리고 이 글을 통해 내 일기를 보는 분들께 드리는 말씀.

별거 아닌 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비록 혼자를 위해 쓰는 일기이긴 하지만 독자가 있다는건 글을 쓰는 입장에선 참 고마운 일인것 같거든요. 누군지는 모르지만 제가 점차 밝아지는 과정을 함께 해주신다는것 자체가 저로썬 영광이에요. 마음속으로나마 조금만 행운을 빌어주시면 전 그것만으로도 행복하게 생각하겠어요.

 

 

 

 

 

벌써 어제가 되어버렸구나. 내가 대학 생활을 할때도 이런적은 없었는데 말야.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놀러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적은 많지만 그땐 그런것을 실행할 능력도 용기도, 그리고 방법도 몰랐기 때문에 항상 마음만으로 생각했던 일을 오늘 경험한것 같다. 여행이라고 하기는 좀 뭣하고 산책이라기 보다는 조금 더 크다. 많은것을 보고 배운 하루다, 즐겁기도 하였고.

 

만약 오늘을 경험하기 이전에 인천사람들과 인천소풍을 간다고 한다면 정말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난 23년간 인천에서살아온 인천 토박이기 때문에 인천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인천에는 볼만한 관광지 혹은 놀러갈곳(맨날 영화보고 커피 마시고, 술먹으러 가는 부평이나 관교동이 아닌 정말 볼거리를 찾아 다니는 곳)은 없다고 항상 생각하였다.

인천이야 항상 뻔하거든. 예를 들어 월미도로 간다고 생각해보자. 인천사람이 월미도로 놀러간다고 하면 '대체 월미도에 볼게 뭐가 있다고 놀러가지?' 라는 생각을 제일 먼저 떠올리곤 했었다.

그리고 중구, 동구(동인천) 이쪽 지역은 인천에서도 한물 간 구도심 지역이어서 이젠 젊은 사람들 조차도 잘 안 가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 이미지가 좋지도 않다. 타 지역 사람이 월미도로 간다고 한다면 어느정도 설명은 해주긴 하겠지만 차마 가봤자 볼게 없다고는 말은 못하겠더라. 실제로 대학 1학년땐가, 동연이 형이 월미도로 여자친구와 놀러간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가도 별로 볼게 없을텐데....참 말하기도 뭣하고. 가는 방법은 말해줬지만 좀 꺼림칙 했다.

하지만 오늘 가본 소풍을 통해서 좀 인식이 변하긴 했다. 나름 한두번 오기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보다는 많~이 좋았다. 자유공원과 많이 들어는 봤지만 정작 처음 가본 차이나 타운, 배타러 갈때 말고 놀러 처음가본 월미도와 인천 앞바다. 그리고 그곳의 전망 좋은 카페. 역시 말로만 유명하다고 들어온 신포동 닭강정. 인천 토박이라 인천에 대해 좀 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난 아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인천사람들이 인천 투어를 한 정말 신기한 하루였다.

 

게다가 오늘이 더욱 즐거웠던 이유는 아마 같이 간 멤버가 좋기 때문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뭐 어찌됐든 안타깝긴 하지만 그레이스가 못 오게 된것은 어떻게 보면 잘된(?)일 인것 같다. 아 미안하네... 그게 그런게 어찌된게 테이블이 4인 기준이었다. 5인은 뭔가 어정쩡 하다는 건가. 만약 오늘 그레이스가 와서 5인이 같이 다니게 되었다면 자리를 잡는데 좀 애를 먹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미안하긴 하지만 지난 일이니 어쩔수 없고... 다음에 같이 가면 되니깐.

여튼 우리 4인조도 나름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카사'라는 사람의 영향력이 제일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오늘 소풍을 구상하고 계획한 사람이 카사형이기도 하고, 우리가 많이 돌아다니기도 하였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대화하는 시간으로 지냈던 것이 사실이다. 술집에서, 카페에서. 그만큼 그 형이 리드를 잘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카사형, 정확히는 카사형이 낀 우리 반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난 후엔 정말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그분이 우리에게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있다 보면 앞으로 배워나가야 할 점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 형이 겪은 우여곡절을 둘째 치더라도, 인생을 먼저 살아본 선배가 후배들에게 해주는 세상 이야기는 의외로 듣기 힘든 이야기이다. 나같은 대학생들의 일반적인 인맥 폭이라는 것이 한정되어 있기 마련이다. 같은 또래끼리는 원래 잘 어울릴테고, 선배라고 해야 3학년 혹은 4학년 선배들이 고작일테고 좀더 나아가 봤자 대학을 갓 졸업한지 1,2년 정도 된 선배들,

사회생활로 치자면 취업이 힘든 요즘의 사회적인 현상을 고려한다면 갓 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들 정도가 고작일 것이다. 그런점에서 보면 카사형을 만난 것은 정말 나의 발전에 도움이 많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솔찍히 말하면 그형과 얘기를 하고 나면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보통 내가 까이는 말을 주제로 대화 하기 때문에 대화를 하는 도중에는 대체 내가 왜 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까지 이 사람들과 얘기를 계속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처음엔 정말 그게 심해서 주눅들기 까지 했는데 좀 시간이 지나서 적응이 되니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궁극적인 발전을 위해서 다 피가되고 살이되는 시간들이었다고 의미를 두고 싶다. 이렇게 나를 위해 건설적인 비판을 해주는 사람을 만나기는 칭찬을 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곱절은 힘들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받아들이는 것도.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쓴법이다.

오늘의 대화에서도 얘기가 그런쪽으로 비슷하게 흘러갔는데 이제는 제법 나도 익숙해져서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또한 오늘의 대화에서 카사형과 콜린형이 나에게 말하기를, 요즘 내가 하는 행동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는 것을 봐서는, 내가 점점 좋아지고 바뀌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스스로가 증명하는 셈인듯 하다. 발전 가능성도 보이고. 하지만 여기서 자만하면 안된다.

내 꿈은 정말 소박하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는 거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히 얘기 할텐데, 그 꿈을 위해서는 지금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더욱 발전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테닷!

 

 

 

 

 

 

오늘의 카사형과 대화로 인해서 안그래도 머리가 어질어질한데 이번주의 스케쥴은 나의 머리를 더욱 빙빙 돌게 한다. 시간이.... 정말 없다. 해야 할건 많은데 아직은 어쩔수 없는, 내가 소화 할수 있는 양의 한계가 있는데 이번주만 봐서는 그 이상이 들어 온것 같다.

텀프로젝트, 피아노 연습, 그리고 청미와의 일과 화요일 성민이 송별회 등등. 아 머리아퍼.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 도중에 제동이 걸려버렸다. 내 근본적인 문제인 페달링에 대한 문제를 원장님이 더는 안되겠는지 곡을 연습하기 보다는 페달링 고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시고 계속 연습하게 하셨다. 초보자의 입장에서 어찌보면 더 쉬운 일이기도 하지만,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고 그것이 어느정도 몸에 배어버린 중급자의 입장에선 오히려 더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습관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 빡시게 페달링 타이밍을 다시 잡는데 연습을 해야 할 일이 생겼는데... 지난주 일요일에 청미와 연탄곡을 같이 하기로 약속하고 이번주에 곡까지 정해놓았다. 일단 일을 벌여놓았으니 연탄곡을 우선으로 해야 하기 하는데 그럼 페달링 연습은 어쩌란 말이냐!!! 원장님이 곡 진도나가는것도 뒤로 제끼고 페달링부터 고쳐야 겠다고 발벗고 나서셨는데, 눈앞에 당장 연습해야 할 곡이 생겨버렸다. 아 어떡하니.... 게다가 이번주 화요일에 청미랑 학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그땐 또 송별식이 있고말야. 연탄곡 준비를 해야 할지 아니면 송별회에 참석해야 할지 모르겠네. 두 일을 어떻게 균형을 맞춰야 할지. 지금 생각해보면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설프게 두개 다 하다가는 아무것도 못건질 양상이 크니깐.... 아무래도 그렇게 해야겠다.

 

청미가 치는 곡들을 좀 들어봤다. 선율이 예쁜 곡들이어서 귀에 잘 들어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연탄곡을 같이 연습하는 인연을 계속 더 밀고 나가보려고 한다. 외모도 마음에 들구, 자기가 치는 곡들은 자신의 성격을 나타낸다고 해야 할까나. 나 같은경우는 예전엔 우울한 곡들을 많이 좋아해서 음침한 분위기가 났으니 말야. 예쁜 곡들을 치는 걸 봐서는 예쁜 마음씨의 소유자 일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번엔 정말 잘해봐야 겠다. 나중에 후회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거다.

 

그러고보니 이 일기장에 참 여러여자가 나오는 것 같아 남들이 보기에 내가 뭘로 보일까 하는 걱정이 든다. 저...순수하고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남자에요 ㅠ_ㅠ. 여기에 언급된 분들은 그냥 어느정도 '흥미'만 느꼈던 분들이랍니다.

 

 

 

마지막으로 텀프로젝트도 골때리게 한다. 아오 왜 이번엔 주제가 정해진 것도 아니고 토론 형식으로 진행하는지 이해가 안가네.... 시간도 별로 없고, 그렇다고 애론한테 상처주기도 싫고 싸우자는 것도 아닌데 말야.

 

시간이 늦었다. 내일부터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아무튼 난 지금 여러가지 생각들로 머리가 매우 복잡하다. 잠이 잘 올수 있을지 걱정이다. 오늘의 일기 끝

만년아가씨
2011-02-07 13:47:48

'하나도 빼놓지않고'는 아니지만 피님의 일기는 챙겨보는 편이랍니다.
맞아요, 피님의 변화를 저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중이예요.
스스로는 글을 못쓴다시지만 전 피님의 글이 좋은데요, 기교와 표현이 거칠어도
진심으로 적어 다른사람의 감동을 이끌어낸다면 그게 바로 좋은글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쓰지 않는 기계에 녹이 슬듯 사람도 활동적으로 움직여줘야 피님처럼 활기에
차게 된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오늘도 이즈음이 그렇듯 행복한 하루 마감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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