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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
2011/11/1(월)

쫓기고 쫓겨서 도착한곳이 결국 여기구나.

싸이에도 마음대로 마음놓고 쓰지 못하고 결국 도망쳐나온곳이 여기야.

옛날 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이지만 싸이에 쓰는 일기는 약간 가식이 포함된것 같아.

약간이 아니지 아주 많이 포함된것 같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쓰는 일기, 자신의 모습, 자신의 마음

모두 거짓같아. 가식적이야, 그건 진짜 일기가 아니지.

 

초등학교때 방학만 되면 일기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게 기억이 난다.

그때는 일기를 써야할 이유도 모르고 필요도 전혀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일기는 그저 매일매일 숙제로만 써야할 귀찮은 존재였다.

특히 방학때는 일기를 써야하는 압박이 매우 컸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때 방학이면 학교에서 숙제로 해야할 것들을 무지막지하게 막 내줬었다.

독후감 몇개, 일기 몇개, 현장체험 학습 몇개, 책읽고 독후감상문 쓰기 등등.

그중에서 일기는 언제나 빠지지 않은 단골 손님이었고 제일 싫었던 것도 일기다.

다른거는 미루어서 해도 되지만 일기는 매일 매일 꼬박쓰지 않으면

그날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므로 나중에 몰아서 쓰기 매우 곤란해 지기 때문이다.

방학 끝나기 일주일 전쯤부터 밀린 일기를 마구마구 써댔는데

나중에는 내가 쓰고도 내가 무슨말인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할 정도로 글을 써내려갔다.

 

초등학교때까지의 기억은 일단 여기까지만 하고,

내가 다시 일기를 쓰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 였다.

'일기나라'라는 사이트가 있었다.

'일기나라'에 내가 내발로 들어간것은 아니고 '김현아'라는 사람때문이었다.

우연히 현아누나의 일기장에 들어가봤는데 그때 정말 일기 내용이 엄청 났던걸로 기억이 난다.

그게 내가 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일의 발단 이었던것 같다.

현아 누나가 죽기 약 한달 전부터 나도 일기나라에서 조금씩 일기를 썼었다.

내가 우울함을 느낄때 마다 일기를 조금씩 써내려갔다.

그때는 나이도 어리고 생각도 짧은 관계로 아주 조금씩만 썼던 걸로 기억이 난다.

내가 결국 현아 누나랑은 안될거라는 것을 느낄때가 주로 우울의 원인인데

그때 내가 내 안에 있었던 우울을 감지하고 뭐라고 조금씩 썼다.

지금은 '일기나라'가 없어져서 그 누나의 일기도, 내 일기도 볼 수 없지만 말이야.

 

'일기나라'가 없어진 이후, 그리고 현아누나가 죽은 이후, 내 우울은 조금 눈을 뜨게 되었다.

기숙학교인 우리 고등학교에서, 그리고 입시 부담이 더욱 큰 우리 학교에서

내가 의지할 만한 수단은 일기장과 친구들 밖에 없었다.

내 곁에는 정말 좋은 친구들이 있었지만 내 생각엔 친구들만으로는 뭔가 부족한듯 했다.

그래서 나는 일기장을 찾았고 조그만 일기장을 만들었다.

솔찍히 거기에 많은 일기를 쓰지는 않았다. 워낙 바쁜 학교생활 이었고

일기 말고도 신경 쓸 부분이 많았으니깐. 그게 내 첫번째 일기였다.

자주는 아니고 가끔씩 생각 날때마다 조금씩 끄적였다.

그 이후에 대학에 합격하고 싸이를 조금 시작하면서 싸이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때도 지금처럼 이렇게 길게 쓰지는 못하고 조금씩 조금씩 느끼는 것만 썼다.

아직 초보적인 단계였다.

그리고 2008년, 내가 스스로 우울을 각성 했을 때 나는 본격적으로 일기를 찾았다.

우울증이란 참으로 무서운 병이다.

우울증에 많은 증상들이 있지만 기억에 남는것을 꼽으라면

잘때 누워있으면 끝없이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 속에 머리에 홍수가 날 지경이었다.

나쁜생각 우울한생각 자살할생각 그리고 아주 약간의 좋은 생각,

별별 생각이 다났다. 뭐 대부분은 자살사고와 우울한 생각들 뿐이었지만.

그때(내가 내 우울에 뭍혀서 허덕일때)나는 내 생각을 조금씩 정리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싸이에 내 우울한 생각을 썼다.

물론 내 친구들과 후배들 그리고 소미누나까지 내 싸이에 들어와서

내가 생각하는 것을 보고는 모두들 걱정을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는지 나는 진짜 일기장을 따로 사서

거기에다가는 나의 진짜 생각, 내가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며

무엇에 정말 기뻐하는지, 무엇에 정말 슬퍼하는지, 행복이란건 정말 나를 버린건지

죽고싶은 생각 슬픈생각, 우울한생각, 내 모든 이야기들을 거기에 그려놨다.

하지만 그 일기장은 곧 우리 엄마에게 발견되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버려지고 만다.

 

 

2년이 지났다. 정확히 9월달부터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우울증에서도 어느정도 벗어나고 게임중독에서 서서히 벗어나 몸을 추스리기 시작하면서,

김혜린이라는 아이를 만나서 조금씩 나를 바꾸고 싶은 욕구가 일어나기 시작했을때,

그리고 소미누나와의 재회를 꿈꾸기 시작했을때부터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때는 마땅히 쓸곳이 없어서 어쩔수없이 싸이를 이용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거기에다가 일기(내가 쓰면 거의다 우울한 내용이다)를

써놓으면 내 친구들이 보기때문에 안좋은 인상을 심어줄수가 있다.

성현,원주 어쩌다가는 소미누나 에게도 등등.

그래서 어쩔수 없이 싸이월드라는 한계점을 느끼고는

'내가 정말 내 맘대로 마음놓고 일기를 쓸 수 있는 공간이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찾은곳이 바로 이 키쉬닷컴이고

어제.... 내가 지금껏 꿈꾸었던 모든 생각들이 모두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고

절망에 빠져서 여기에 일기를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볼것을 의식할 필요도 없고 친구들에게 비칠 내모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어느 누구도 위한 일기가 아닌 오로지 나 스스로를 달래기 위한 공간이 바로 여기다.

여기서만큼은 내가 하고싶은 얘기,

우울한 이야기, 슬픈 이야기, 그냥 나가 죽고싶은 생각들 모든것들을 털어놓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공간이다.

 

 

이 키쉬닷컴에 일기를 몇번 쓴것은 벌써 거의 한달 전의 일이다.

누구에 의해서도, 설혹 나의 가장 친한 친구들이라도 내가 싸이 일기장에

우울한 일기를 써내려가면 그들이 뭐라고 하기에 어쩔수 없이 여기를 찾았다.

일기의 서두에 쓴대로 쫓기고 쫓겨서 도착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여기에 일기를 처음 쓴만큼 여기에 뼈를 묻고 싶다.

이 사이트 맨 처음에 나온바로는 평생동안 기억할수 있다고 하는데

솔찍히 그말이 지켜질지는 나도잘 모르겠다. 이사이트도 운영난으로

일기나라 처럼 언젠가는 사라질지도 모르니.

본격적인 첫날부터 꽤 많이 쓴것 같다.

앞으로 여기에 마음놓고 쓸수 있으니 조금씩 조금씩 풀도록 하겠다.

처음부터 밑천 다쓰면 안되니까... 뭐 어차피 일기란것이 계속 생기긴 하겠지만 말야.

 

처음이라서 하고싶은말이 너무너무 많아, 그치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천천히 할게.

급하게 끝내는 감이 있지만.. 오늘은 이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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