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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이미 알던 사이긴 하였지만 지난 3월 말에 우연히 밥을 같이 한번 먹게 된 후에 갑자기 친해진 후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내 기억에는 만나서도 그리 특별한 이야기를 한것도 아니다. 그냥 한무모라는 공통적인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있는 만큼 그쪽에 대한 이야기와 서로 주변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뿐이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내가 늑대에게 무언가 어필을 했다고 늑대가 느꼈다는 것이 TAW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내가 한 것인데, 내가 말했을때는 전혀 그런의도는 아니었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기도 하다.

 

뭐에 홀렸는지는 모르겠지만(아마 그래서 사랑이라고 하긴 하나보다) 둘다 무언가에 홀려서 갑자기 열렬한 사랑모드로 들어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갑자기 흘러갔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비록 어느정도 이미 친한사이 이기도 하였지만 그렇고 그런 사이는 전혀 아니었기에. 아마 서로 성격을 어느정도 알다보니 마음에 드는 구석이 있었나 보다.

 

잠시 누군가와 사겨본 후의 개똥철학을 펼쳐보자면, 솔찍히 지금 생각해보면 사귀기 전에 알던 모습은 사귄다는 동의를 얻고난 후에는 양상이 바뀌기는 하더라.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그런가??

 

사귀기 전에 알던 성격은 그리 중요하게 되지 않더라 - 그 후엔 얼마나 서로에게 충실하고 성실하고 가급적 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나가 중요해지지, 예를 들어 '나는 XX의 어른스러운 모습이좋아' 라는 말은 연애할때는 그리 중요성을 가지지는 않더라.

 

연애를 하다보면 그냥 좋으니까 좋은거고 사랑하니까 사랑하는 거다.(따지고 보면 순환논증에 지나지 않는다) 기타 다른 변수가 있을수도 있지만, 가까이 하다보면 누구나 상대방이 천상의 존재처럼 완벽할 수는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단점도 보이게 마련이다. 이걸 막는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콩깍지'의 존재이유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연애 초기라도 이것이 항상 발동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마 틀릴수도 있긴 하다, 개인적인 생각이니깐.

 

그러니깐 결국엔 서로가 사랑에 빠지게 되기까지의 전모습은 서로가 잊어버리는 것 같다. 사랑에 빠진 후에는 적나라한 자신의 원래대로의 모습이 남을뿐 꾸미고 뭐하는 모습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왜냐하면 어차피 서로 많은 시간을 지내다 보면 자기포장에는 분명히 한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만약 언제까지고 자기 포장에만 연연하는 사람이 커플이라면 나는 그 사람은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 할 수도 있다.

 

그 후에는 얼마나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충실할 수 있느냐 라는 문제로 환원될 수 있을 것이다. 콩깍지가 계속 될 수 있지만 콩깍지는 사실 우리의 뇌가 만들어내는 환상에 지나지 않으며 영원히 지속 되는 것도 아니다. 콩깍지를 지속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긴 있다. 바로 그것은 서로의 사랑을 의심받지 않으며 끝까지 좋고 좋은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만 사실상 쉽지는 않다. 그 이유로는 여러가지가 있을수 있으나 자세한 것은 생략하고 콩깍지는 유효기간이 있다고 치자(실제로 연구결과로도 그렇다). 이젠 서로의 단점도 보일테고, 자신의 사랑을 열렬하게 유지시킬 수 없는 외부적인 요인도 생기게 마련이다.

 

나의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 외부적인 요인. 나의 키쉬 친구들은 알겠지만 내 상대가 외부적인 요인이 워낙 큰 상태라 나도 어쩔수가 없었다. 내가 계속 관계를 유지시키겠다고 고집부릴 수도 있긴 했지만, 사실 나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하였고 스스로도 이건 아닌것 같다고 몇번 씩 느끼기도 하였다. 나도 말할까 하다가 적어도 올해 전까지는 스스로 먼저 헤어지자는 말은 하지 않기로 다짐했기에 일단 참고 있었다. 그리고 현명하게 극복할 거라고 내심 기대하고는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사실은 그것은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속으로는 자기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나 보다. 글쎄, 내 주위의 경우를 보면 그때는 다들 지혜롭게 잘 해결들을 하는 편이고 그래서 그냥 너무 막연하게 기대하고 있었나 보다. 이점에 대해서 서로 깊게 얘기해 보지도 않았고 말이다.

 

지지난주 토요일 친구들과 놀고 있을때, 그것도 바로 낮에 만나고 왔는데 문자가 띡 하고 왔다. 하다보니 뭔가 문제가 생긴것 같다. 대략 스토리를 보자면 이렇다.

 

"지금 뭐해?" "나 : 친구들이랑 있어. 좀있다가 영화보러 들어가"

 

"그래? 그럼 영화 끝나고 통화좀 할래?" "나 : 뭔데 무슨일 있어?"

 

"아냐 별일 아니야" "나 : 그래 알았어ㅋㅋ"

 

사실 여기까지만 봐도 뭔가 큰일이 생긴거다. 뭔일 있냐고 물었는데 별일 없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 큰일이 생겼다는 거다.

직감으로 중대한 말을 할거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이 되리라는 것도 어느정도 느껴졌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도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 그후 제대로 통화할때 역시나 였다.

 

중요한 시기인만큼 스스로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었던것 같다. 아닌체 했지만.  그리고 자기는 좋은 여자친구가 아닌것 같다고 하면서도. 왜냐하면 우리는 시간에 쫓겨 제대로 데이트 했던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1주일에 한번은 보기는 했지만 그래봤자 평균 1시간에 불과했을 뿐이었다. 항상 그 아이는 시간을 보았고, 나는 아니었지만, 그리고 자신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급하기도 하였다.

 

나 스스로도 사실 다 알고 있었다. 나에게도 그 아이에게도 사귀는 것이 힘든 결정이었을테고 어쩌면 서로에게 손해일 것이라는 것도. 그래서 그 아이가 그렇게 스스로 결정했다고 했을때 그냥 깨끗이 받아들였다. 더 매달릴것도 없이 말이다.

 

 

 

 

이상하게도 막 슬프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아마 나의 상처가 그런것에서 발생해서 그런지 대비가 되어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이번의 경우에 대해서는 그럴지도.... 나 자신도 평소에 생각해보면 꺼림칙 하다는 기분이 왠지 모르게 들었다. 주위에서도 그랬고 말이다. 주위에다가도 숨기는 것이 많았고 거짓말도 많았고 떳떳하지도 않았고 그래서 극히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알렸었다. 이런것이 스스로도 싫었나보다.

 

이렇게 따지고보면 나는 그 아이를 대체 얼마나 사랑하고 있었던 건지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도착된 형태이기는 했지만 전에 다른 사람들을 사랑할때는 무언가 매우 열렬히 사랑했던것 같은데 이번에는 뭔가 아닌것 같기도 하고... 아마도 내 마음의 방어 기작용이 발동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말이지만 모르는 일이다.

그럼 난 대체 그 아이를 정말로 사랑했던 걸까??? 아니면 단순히 처음의 이끌림에 끌려서 그렇게 된걸까??

분명히 어느정도 사랑했던것 같기는 한데 충격이 그리 크지도, 아니 거의 미미하다고 하는 지경으로 미루어 유추해 보면 고개가 설레설레 흔들어진다. 물론 이게 절대적인 증거는 아니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그 아이에게 절대로 못해준 것은 아니다. 나쁘게 끝난것 도 전혀 아니고. 마지막 전화 통화에서(바쁘다. 그아이) 절대로 내가 나쁘게 굴어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라고 스스로도 고백했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자신에게 진정성을 물어본다면 물음표가 대답되어져 나온다. 이런건 무슨 상황일까.

 

 

 

 

짧긴했지만 잠시 솔로부대를 탈영아닌 탈영했다가 다시 복귀해버렸다. 한번 경험을 해보니 에전처럼 무언가 연애에 간절한 마음은 어느정도 사라졌다. 좋은건지 나쁜건지...

 

뭔지 모르게 정신이 없고 바빠서 그동안에도 연애했던 기록을 키쉬에 전혀 남기지도 못했다. 누군가와 사귀게 된다면 일기를 많이 남기고 싶었는데 소집해제 시즌이랑 겹쳐서 바빠서 그러지도 못했다.

 

참. 자랑을 하자면 이젠 민간인이 되었다. 더이상 공익근무요원의 신분이 아니라. 이젠 9월달이 되면 복학생이라는 타이틀도 달수 있게 되었다.

 

하아........이제 키쉬에 다시 신경을 좀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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